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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장난 그만치셔요."
"아가
연설문을 다 작성했어?” 최혜나가 말했다.
“응. 최연소이지만
환자와 보호자로 북쩍이던 병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잠에 든듯 했다.
그리고 눈 앞이 흐려졌다.
왜 울지 하고 나조차 의문이 드는 사이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주변에 아무도 없겠다
백설공주가 되는 꿈을 꾸다
박민지는 프랑스 여행을 다녀와서 피곤했다. 집에서 푹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아 피곤하다. 잠깐 잠을 자야겠다.’ 민지는 잠을 잤다. 그런데 민지는 갑자기 사람들이 매우 많은 곳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지야
내 목에 걸린 명찰을 보며 내 이름을 읽는 그 아이가 보였다.
‘ 이윤슬!
짐도 그대를 매일 보러갈 수도 없고..말이 별궁이지 외진 궁에 귀양처럼 갇히는 거나 다름없어..귀비라지만 나이도 어리고 태후의 눈밖에 났는데 그들이 널 윗사람으로 대우하겠니? 별궁에서 상궁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는지 어떻게 알겠느냐? 태후가 네게 엄한 훈육이 필요하다고하고 황실에 처음 태어난 공주처럼 가르쳐야한다고하는데 매일 벌을 받을지 아니면 아이취급해서 젖먹이하고 똑같이 다루기라도 하면 아랫것들 민망해서 어쩌겠느냐 ..그렇잖아도 태후는 그대와 짐을 때놓을 구실만 찾고 있는데.."
한숨쉬는 그녀를 그는 품에 끌어안고 그녀의 이마와 뺨에 입맞추었다.
"나의 현아 ..착하지..당분간 얌전한 척이라도 좀 해봐라..그대가 인형이 아니란 건 알고 있다.태후는 연로하셔셔 장수하지못할거다..괜히 생전에 눈밖에 나지말고.."
"연로하셨으면 황상께 전권을 넘겨야하는 게 도리아닌가요?그냥 순순히 물러나실 것같진 않은데.."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그게 싫으니 사사건건 나와 다투는 거지..그때문에 그대를 더 들볶는 거고.애초에 .그대같은 말괄량이를 입궁시킨게 내 잘못이지..그대가 평안궁에 들고나선 내궁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황후까지 가세해서 불평이 끝없으니..그대를 처음 봤을 때는 그대의 성정이 망아지같아질 거란 생각은 못했었지...갈수록 말괄량이가 되더니...육촌오빠를 핑계대고 그대가 힘들다는 거 알아..금족령에 늙은 잔소리꾼들에 ..설마 말라죽진 않겠지..?그래도 그대가 소중히 여기는 약초원과 내의원 약방을 닫으라고는 않으니까.."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마마
"
소관자가 그에게 종이를 주워 바쳤다.그의 안색이 변했다.
틀림없는 죽은 황형의 필체였다.그녀는 본래 황형의 정혼녀였던만큼 정혼했을 떼부터 이런 약조를 받았을 것이다.
"조정대신들과 황후의 폐위를 의논하겠다."
분노에 찬 음성속에 그는 등을 홱 돌려 방을 나갔다.
웬일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그도 그럴것이 기우는 황후와의 보름과 월초의 의무같은 동침외에는 황후전에 발걸음도 않았다.소관자의 말로는 술한잔마시고는 합궁은 고사하고 모른 척 곪아떨어진다고했다.아마 의도적으로 황후에게서 자식을 낳지않도록 회임을 회피하는게 틀림없었다.그런데도 마음이 편치않았다.법도대로 귀비인 그녀는 황후에게 닷새마다 문안을 가야하지만 보름과 월초에는 특히 신경질적이었다.아마 그녀를 마주 대할 때마다 질투를 느끼나보다.
하지만 나도 질투를 하고 있어.이런게 다른 여자에대한 질투고 그에대한 애증의 감정이구나.여러달동안 그가 황궁법도도 무시하고 황후전에 들리지도 않더니 웬일인가싶었다.
그녀는 시문을 뒤적이다 한시진만에 불경을 집어들었다.왜 궁안의 비빈들이 불심에 의탁했는지 이해가 갔다.그래도 자신은 엄청난 총애를 받은 거였다.무당의 말을 듣고 사가에서 굿을하고 부적을 지니고 있었다는 이유로 궁밖으로 출궁시킨 황후의 사촌과 태후의 조카손녀인 두 비빈들은 입궁한이래 이태가 되도록 기우의 얼굴한번 보지못했다.갑자기 기척이 나더니 문밖이 다소 소란스러워졌다."황상 어찌되신 겁니까?"보모상궁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이내 안색이 상기된 기우가 들어섰다.
"황상? "그녀는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 조용히 하거라.소관자 술상이나 내와."그가 그녀옆에 주저앉으며 붓을 잡았다.
"난이나 몇장 쳐야겠다.현아 넌 난 옆에 매화를 그리거라."
" 어찌되신건지요?"한참뒤에 그녀가 머루주를 따라올리며 물었다."우리 현아가 심심해할까봐 왔지.."그는 빙긋 웃었으나 이내 실토했다.
"황후에게 출가를 권했다."그가 내뱉듯 말했다.
"죽은 태후의 명복을 빌고 부친의 제를 올리지않겠냐고. . 그랬더니 대성통곡하더구나.폐서인되는 것보단 낫지않느냐?조정에 이미 자신가문의 세도가 없다는 걸 알텐데. . 명분상 짐의 조강지처라고 황후로 죽겠다고 사약을 내려달라고 하더구나.""황후폐위가 그렇게 간단한 일인가요.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인네들의 운명은. . ."
"애초에 정략적인 혼인이 잘못된거였지. .죽은 태후가 너무 욕심을 부렸어.궁안에서조차 인심을 잃었으니. . ."그녀는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제왕이라더라도 내집안일을 마음대로 할수가 없구나.. ."그가 술잔을 들으켰다.이내 한숨을 쉬더니 조용히 말했다.
"태자는 적처의 몸에서 태어나야해.첩의 아들이 대를 이으면 불화가 나지않는 집안이 없다."그가 그녀를 곁으로 끌어당기더니 아직 부르지도 않은 배를 어루만졌다.
"아들을 낳아야할텐데. . 절대 유산하면 안된다.태교는 잘 하고 있는거냐?아직 일곱달반을 더 기다려야하니. .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조만간 네 회임을 공표할거다.그전에 황후책봉을 해야하니. . 수업은 끝났지만 이랫것들한테 위신잃지않도록 조심하거라.이 말괄량이가 엄마가 돼도 아이를 잘 키울수있을까. ."그가 미소지으며 그녀의 아랫배를 더듬자 그녀는 자지러졌다.
"그들은...목숨만은 부지하게 해주시지요."
"짐도 덕으로 다스리고 싶다. 그러나 국구와 황후 일가가 살아 있으면 훗날 많은 혼란이 생길거다."
"일단 유배로 처리하시지요."
"국구의 친족들은 반역의 책임을 물어 처형할 수 밖에 없어.그 일당들도..."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나마 최소한의 목숨을 거두는 거야."
죽이지않으면 죽는다는 권력투쟁의 원칙을 그녀는 깨닫고 있을까?
"주모자들의 목숨은 거둘 수밖에 없다.황후의 아비가 자살했다고하지만..그러나 황후는 선암사로 출가시키기로 했다.그리고 나머지 무리는 귀양으로 처리했다.관대한 거지.."
그래도 부친은 자살하고 외숙과 오라비들이 모두 처형되니..천애고아일 것이다.이제 그 가문은 멸문이었다.
"본디 사약이라도 내려야하는데..선왕의 유지라 폐위대신 출가시켜 목숨은 보존케한거야.물론 황후일가의 가솔들은
남자는 모두 연좌되야하겠지만 어린 것들은 출가시키라 명했다.거세나 처형당하는 것보단 낫잖느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를 그토록 괴롭힌 사람인데 관용을 바라느냐?" 그가 문득 물었다.
"소생도 없고 가문도 몰락했으니..."
"쓸데없는 생각말고 태교나 잘하거라.."
그가 아직 부풀지도 않은 그녀의 배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태맥이 잡히도록 회임한 걸 몰라?그러고도 의녀수업받았다고 할 수 있나?"
"아직 황궁밖이 소란스러우니 쓸데없이 출궁하지말고.."
"정변이 일어난지 여러달이나 되었는데도요?"
"정무와 반역도당 뒷처리를 같이 하자니 힘들구나..."
"글방동기들을 부르시지요.승상이 하옥되었으니 조정의 공백이..."
"태사외에는 아직 미관말직이라서..등과한 녀석들이 많지 않아.겨우 진사급제한 놈이 두셋이니.."
"그들이 황상의 뜻을 누구보다알아줄것입니다.오라버니친우들이 약관에 소년등과한 것만도 다행입니다."
그가 미소지었다.
"이제 그대가 황후야.얌전하게 행동해야한다.황후로서 위엄을 지키거라.곧 아이도 생길텐데..."
오후의 서재에서 그는 역정을 내며 환관을 노려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만 황상 종친들의 딸을 후궁에 들으시면 그들이 폐하의 편에 설것입니다."
소관자가 낮게 속삭이듯 말했다
"딸들은 필요없고 대신 아들들을 황궁으로 보내라고해.얼마나 쓸만한지 만나보겠다.."
"태후는 죽고 황후는 폐출되었네.국구는 자살했고..뭐가 더 필요한가.이제 짐을 도울 젊은 관료들이 필요할 뿐이지않은가..그런 소리 현아귀에 들어가는 날이면..몸져 누울걸세 아님 날 말려죽이려들던가..둘중누구도 제 명에 못살지.현아성질 대단한거 잘 알지않은가."
"또 무작정 출궁하실까봐 걱정이십니까?아님 출가한다고 할까봐?"
"귀비마마의 질투가 그리 대단하신 줄 몰랐습니다."
"첩은 죽어도 싫다고 하는 걸 억지로 입궁시켜 여기까지 왔으니 약속을 지켜야지..하루이틀도 아니고 .궁.에 든지 오년인데....짐도 현아 맘 상하게 하고 싶지않고.."
"누가 누굴 더 은혜하시는겁니까?"
".짐은 현아없이는 못살아.다른 여인은 원치 않네.어느 여인도 그 말괄량이 보다 총명하지도 분별있지도 않을거야.현아가 나이를 먹고 늙는다고 짐은 다른 여인을 들이지 않겠다."
마마께서 참으로 현숙해지셨습니다."
"이젠 중궁황후로 봉해야지.국상이 끝나면 정식황후로 세우겠다."
"참으로 동고동락해오셨네요.황자하나만 낳으시면 바랄게.."
그말에 그는 미소지었다
이 측근의 내시도 아직 그녀의 회임을 모르고 있다.하지만 내심 아들을 바라지않을 수 없었다
건청궁에서 모인 대신들과 종친들을 대표하듯 늙은 황족하나가 입을 열었다.
"다만 귀비께서는 본디 황후가 될 규슈로 입궁하신게 아니지 않습니까?"
배경이 없는 비빈출신이라는 불평이었다.대신 너희의 딸들 중에 한사람을 황후로 뽑아달라?
그는 미소지었다.
"귀비는 회임을 했소..벌써 여러 달이 되었소."
그의 말에 대신들의 안색이 변했다
"귀비가 절검과 근면으로 짐을 보필하고 내궁을 다스린지 여러해가 되었소.흉년과 기근에
그 봉사 기록이 생활기록부에서 사라졌다고 해서요. 학생은 수시로 대학을 갈 수도 있는데
너가 더 내속을 썩이는 구나"
"출궁시켜주시면 폐하께서 저때문에 속썩으실 일은 없을거에요.."
그녀가 순간 발끈해서 항의하듯 말하자 그가 안색이 변했다.
그가 버럭 화를 냈다.
"현아
백여개의 방들로 찬 성관에서 충분히 묵을 수 있었다.마치 관광지나 유원지의 호텔같이 쾌적했다..더 고마운 건 터키식욕탕이 성내에 있다는 것이다.방을 배정받으며 십여명의 여사제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더운물목욕이 얼마만이야."
나는 욕조안에서 느긋하게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세탁하느라 늦게 욕탕에 들어오니 다른 이들은 거의 다 나갔고 나와 네네만이 온천물이 콸콸 쏟아지는 욕탕을 점령하듯 쓸 수 있었다.
"이곳이 원래 온천물이 나오는 곳이래.이런 온천욕은 정말 오랫만이야.보름동안 계곡물이나 시냇가에서 몰래 씻었으니.."네네가 만족스러운듯 더운 물에 몸을 담그며 말했다.
"네네 너는 정말 강골인가봐.난 시냇물에 머리 감는 것만으로도 이가 덜덜 떨리던데.. "
"씨씨.너가 몸이 약해서 그래.단련만되면 냉수욕도 괜찮아.전쟁하러 나와서 저녁마다 씻을 물을 데울 수도 없잖니?"
"너가 괜찮다고 우겨서 시냇물에 같이 들어갔다가 감기 심하게 걸리는 줄 알았잖아?"
"어쨌든 괜찮았잖아.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본인이 치유력이 최고인데 뭐가 걱정이야?"
성격이 깔끔한 네네는 찬 계곡물이라도 한겨울이 아닌한 씻어야했다.
"빨래도 다 헤치우고 속이 다 후련하다.황궁에서 단 두벌씩만 군복을 지어다 주다니...보름동안 두번밖에 빨지못했어."
"우리니까 세탁이라도 해입었지.다른 병사나 사제들은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계속 행군한거야..."
"너 모르는구나?구교사제들은 군복도 여벌로 더 받은 거 아니?신교사제들만 푸대접한거야.."
"어떻게 알아?"
"빨래도 않는데 어떻게 매일 새군복을 입겠어?허드렛일해주는 병사들얘기를 들으니 새군복들을 서너벌씩 받지않았으면 자기들이 세탁까지 해줘야했을거래..차별도 정말 졸렬하다.."
우리가 신교사제들이라고 이렇게 대놓고 차별대우라니...정말 전쟁에는 두번 나올게 아니구나..나는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구교자제들은 원래 신교사제들이 참전하는 것도 반대했는데 치유력이 있는 사제들이 드무니까 어쩔수없이 신교사제들을 모집해 받은거란다.너야 반강제로 끌려나온거지만.."
"신교의 위세가 높아지는게 싫다는 거지."
"그런데 오히려 우리신전의 명성만 올라갔네?씨씨네덕분에..?"
구교사제들중에는 귀족출신이 많았다.신교사제들이 거의 평민출신인 것과 상반대는 것만큼..그래서 그들은 사제들인데도 어딘가 고고했고 은근히 자신들의 지위와 출신을 과시하는 듯했다.식사를 배급할때도 구교출신들이 먼저받고 신교사제들은 모자랄 때도 있었다.
"방으로 먼저 올라갈께.."
피로가 풀리자 졸음이 쏟아지는 듯했다.
이 성관에는 온천수를 끌어들인 이슬람식 욕탕이 일층에 있었는데 밖으로 나오자 남녀분리된 욕장이라도 남탕에는 여러 사람들이 욕탕에 있는지 소란스러웠다.
방에가서 옷을 갈아입자..늦은 밤이라 귀찮아서 목욕가운위에 망토만 걸치고 내려와서 방에가야 갈아입을 옷이 있었다..
나는 졸음에 휘청거리며 목욕가운위에 외투자락을 여미어당기면서 어두컴컴한 넓은 계단을 올라갔다.모두 자러갔는지 쉬고 있는지 복도도 조용했고 군데군데 벽의 몇몇 촛대의 촛불만이 조용히 밤공기에 펄럭이며 어슴츠레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갑자기 쿵하고 누군가와 부딪쳤다.그리고 졸려있던 나는 앗소리를 지르며 계단을 굴러떨어졌다.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얇은 가운 아래의 더운물에 부드러워진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저려왔다.
"사제님?괜찮으세요?어디 아프신가요?"
걱정스러운 익숙한 목소리였다.
나는 얼굴을 들어바라보다 뺨이 확 붉어졌다.로빈황자였다.빈틈없는 정장차림의 여전히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남자였다...
"부축해드릴까요?"
"아.아닙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일어서려자 비틀거렸다.발목이 삐였나보다.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저런 ...발목이.."
그가 내위로 몸을 숙이더니 내몸이 휙 공중으로 들려올려갔다.
"내..내려주세요."
"괜찮습니다.걱정마세요."
나는 그가 사제단의 짧은 푸른 망토아래 얇은 내 목욕가운을 주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그는 온천물로 달아오른 내몸의 열기를 느끼는 듯 했다.내 몰골도 늘어진 젖은 머리에 슬리퍼만 신은 맨발인데다 낡은 린넨가운이 쉬폰처럼 얇아 내 피부가 훤히 비쳐보이는 듯했다.
"사제님방이 어디시지요?"
"이층 남쪽 맨끝.."
그가 성큼성큼 나를 들어 안은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얼굴이 뜨거워 아무도 마주치지않기만 바랄뿐이었다.어쩐지 지난 시냇가에서 목욕하다 마주쳤을때보다 더 민망했다.그때는 밤이어서 알아보지나 못했지.
이윽고 그가 나를 내려주며 말했다.
"푹쉬시지요.사제님."
나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말하려고 고개를 들었다가 그의 황금빛 눈동자와 마주치자 목소리가 나오지않았다.그의 눈이 나를 빤히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기때문이다.
"새 가운을 보내드려야할 것같군요.너무 얇아 감기에 걸릴것같습니다."
다시 내 얼굴이 확 붉어지며 달아올랐다.왜 꼭 민망할 때 마주치는거야?지난번 개울에서도 낯뜨거웠는데...
내 인사를 기다리지않고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총총히 계단을 내려갔다.
"씨씨
근신령을 내리고도 귀비에게 가셨다고..?"
황후의 자지러지는 듯한 음성이 전각안에 울렸다.
"어젯밤도 귀비의 처소에서 보내셨다고하던데...아니 근신령을 내리고도 귀비에게가는 이유가 뭐지?"
질투에 찬 황후의 음성에 시녀들을 감히 대답할수가 없었다.
상궁하나가 들어와 머리를 숙였다.
"그래.황상은 어떠시던가?"
귀비를 감시하기위해 보낸 상궁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소인이 평안궁의 동정을 엿보니 귀비마마가 방에서 근신중이라고 황상이 거처에 닿았는데도 나와 뵙지도 않는데 황상은 노하는 기색도 없으셨습니다."
황후의 다소 얽은 얼굴이 질투로 추하게 일그러졌다.
"방자한 것같으니..황궁에 그런 교만한 계집이 든 적이 있었단 말이냐?"
"마마께서 웬일이십니까?"그녀는 절을 올리며 물었다.
"현비
조용한 자리에 원우와
오라버니..좀 더 쉬었다가요.."
연못가로 돌아오자 그가 기슭에 내려서 배를 묶었다.문득 그녀가 버선을 벗고 물속에 발을 담그었다.
"이젠 버선도 챙겨 신는거냐?현아는 여름에 맨발로 돌아다니길 좋아헀는데..."
그가 놀리자 그녀는 빙긋 웃기만 했다.
문득 그의 얼굴에 장난기가 스쳤다.
그는 작은 배에서 못가로 올라오는 그녀를 슬쩍 물가로 밀었다.
풍덩!요란한 물소리와 물방울이 튀었다.
"오라버니!"
그녀가 서툰 헤엄을 치며 연못가를 걸어나왔다.
"빠져죽진 않았군..아직 수영을 할 수있으니.."
"전 수영을 할 수있단말이어요.그런데 이 옷으로는.."
"그꼴로 헤엄잘치겠구나."
황제는 물에 흠뻑젖어 달달 떨고있는 그녀를 보고 어이없는 듯 웃더니 등을 돌렸다.
"업히거라."
"누가보기라도하면 신첩이 꾸지람들을지도.."그녀가 머뭇거리자 그가 재촉했다
어서
괜찮아 오랜만에 마시니 좋네“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그 아이의 외투를 어깨에 걸치고
흔하디 흔한 의사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