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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live/Mr6bSozLtM0?feature=shared
올해 초 아마추어 복싱대회에 출전한 김민수 학생.
파란 옷을 입은 민수가 돌진하며 상대를 코너로 몰아붙입니다.
3전 2승 1패.
첫 출전에 메달까지 땄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민수의 꿈은 마이크 타이슨 같은 복서가 되는 것.
체육관에서 매일 살다시피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1주일에 한 번 갈까 말까합니다.
온라인 도박에 다시 빠졌습니다.
[김민수(가명)/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 (고1)]
"운동 같은 것도 가기 싫어졌고. 그리고 정신적, 뭐라 해야하지 불안감도 있고. 그리고 자기도 싫고, 새벽에 막 나가고 싶고."
온라인 도박을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친구가 알려줘 해봤는데 만 원으로 수십만 원을 땄습니다.
첫 기억이 강렬했습니다.
[김민수(가명)/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 (고1)]
"돈을 땄던 기억이 있으면 이제 난 돈을 땄으니까, 나중에라도 하면 더 딸 수 있겠다. 이런 생각 때문에 하고."
얼마나 땄을까요?
4년 동안 5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한 시간에 3백만 원을 잃기도 했습니다.
민수는 이렇게 도박에 중독됐습니다.
[강신성/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그것 자체가 일단 문제고요. 재정적인 폐해랄까 그것도 그렇지만 정신적 폐해가, 정신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선영 ▶
안녕하십니까, 이선영입니다. 이휘준 아나운서 결혼 휴가로 이번주는 제가 진행합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불법 도박에 중독된 우리 청소년들 이야기를 다룹니다.
구민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구 기자, 불법 도박 우리 학교에 얼마나 어디까지 파고든 겁니까?
◀ 구민지 ▶
네, 정부 조사에서 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최근 3개월 사이 도박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도박 중독으로 일상 생활이 힘든 학생도 5% 정도, 19만 명이나 됩니다.
◀ 이선영 ▶
19만 명이라고 들으니까 생각보다 심각한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겁니까?
◀ 구민지 ▶
도박을 접하는 게 너무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도박장이나 PC방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불법 도박의 덫에 걸릴 수 있습니다.
◀ VCR ▶
4년 동안 5천만 원을 날린 민수.
돈이 어디서 났을까요?
처음에는 용돈으로 하다가 부모님 돈에 손을 댔습니다.
아버지가 하는 가게도 뒤졌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도박 자금 때문에 가게를 다 쑥대밭을 만들어 놨죠."
그러다 친구들한테 돈을 빌렸습니다.
꼭 갚겠다고 각서도 썼습니다.
이른바 일진들이 아버지 가게로 몰려와 2백만 원을 갚으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떡대도 좋고 금팔찌 차고 어깨에 힘 바짝 주고 돈 내놓으라고. ‘부모니까 당신이 줘야 하지 않느냐.’"
더이상 돈 나올 곳이 없자 범죄까지 저질렀습니다.
인터넷으로 중고 물품이나 백화점 상품권, 게임 계정을 판다고 사기치고 돈만 챙겼습니다.
결국 보호 관찰 2년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민수(가명)/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 (고1)]
"사기를 쳐서 돈을 도박 사이트에 입금하면, 도박을 하면 더 딸 수 있다. 따서 갚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는데 못 따고 다 잃는 거죠."
민수 부모는 아들을 위해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내고, 손찌검까지 했다고 합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이가 도박에 중독이 돼 있기 때문에. 아이한테 손찌검도 해봤어요. 너무 원망스럽기 때문에. 그래서 경찰 조사도 받고, 가정폭력으로."
아들의 스마트폰을 감시하려고 원격 제어 앱도 깔았습니다.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면 차단했습니다.
그렇게 차단한 사이트가 수백 개입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 일일이 연락해 접속을 막아달라고 사정도 했습니다.
그러다 험한 말도 여러번 들었다고 합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너네 주소 아니까 내가 찾아가서 가만 안 두겠다’, ‘내장을 꺼내겠다’ 막 이런 험악한 말을 해서."
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민수는 그때마다 다른 사이트를 찾아냈습니다.
아버지가 집어던진 스마트폰이 10개가 넘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그냥 바닥에 집어 던지는 거죠. 그 순간에 아이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4년 째 병원을 다닙니다.
충동성을 줄여주는 약도 먹었습니다.
최면 상담도 받습니다.
[장호/최면센터 원장 김민수(가명)/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 (고1)]
"<어떤 두려운 상황이 벌어질까 봐 또 도박을 하는 거죠?> 베팅을 하면 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박을 하는데 거기서 돈을 다 잃어버리면 그때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거죠."
심지어 무당까지 찾아갔다고 합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사악한 게 있으니 이런 재료를 태우고 식칼을 같이 던져라. 문밖으로. 어떻게든 아이가 이거를 잊게끔 하기 위해서. 저도 미쳐 있던 거죠.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아들의 마음을 돌린 걸까요?
민수는 1년 전 도박을 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스스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없앴습니다.
다짐을 담아 부모님께 편지도 썼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제가 도박을 안 하길 원하실 거예요. 이겨 내고 싶어요'. '저도 아버지랑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빠 도와주세요'. 이렇게 썼는데 사실은 아이가 이 내용을 쓰면서 얼마나 간절함이 컸을까."
하지만 2주만에 또 무너졌습니다.
아버지 휴대전화로 도박 사이트에 몰래 접속했다 들켰습니다.
[김민수(가명)/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 (고1)]
"도박을 할 때는 진짜 아무 생각이 없어요. 돈을 따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는데. 돈 다 잃고 나서는 '아, 내가 왜 이랬을까, 난 이런 아이가 아닌데.'"
지금은 어떨까요?
취재진이 만난 바로 전날에도 아는 형 휴대전화로 도박을 했습니다.
16분 만에 15만 원을 잃었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전화기 뺏고 보려고 하니까 아이가 굉장히 흥분하죠. 흥분하고 실랑이도 있었고. 아빠가 지옥 가서라도 너를 데리고 올 테니 용기를 내자. 누군가가 자기를 지켜주고 또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요."
불법 도박업자들의 덫은 집요했습니다.
홍보 전화를 피하려고 전화번호도 여러 번 바꿨습니다.
민수가 사채업자에게 넘긴 아버지 신분증 때문에 온 가족이 이름까지 바꿨습니다.
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김민수(가명) 아버지]
"개명하고 나서는 너무 깨끗하지 않습니까. 정보를 더 파는 거예요, 이놈들이. 홍보 직원이 그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아주 깨끗한 상태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민수는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김민수(가명) 아버지]
"아이 혼자 이 고통을 이겨내기에는 현 대한민국이 너무 관심이 없구나. 그리고 내 아이가 이 정도로 심각한 거를 부모가 겪지 않으면 이 위험성을 어느 누구도 알 수가 없겠구나."
◀ 이선영 ▶
이렇게 보니까 도박 중독 참 무서운데, 치료도 어렵다고요?
◀ 구민지 ▶
도박 중독도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만큼 심각합니다.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불법 도박에 너무 쉽게 노출되는 환경입니다.
◀ 이선영 ▶
보니까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도박을 하던데, 스마트폰으로 어떤 도박을 좀 하는 겁니까?
◀ 구민지 ▶
종류가 많습니다. 홀짝 맞히기 같이 단순한 도박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건 '바카라'라는 카드 도박입니다.
◀ 이선영 ▶
‘바카라’ 들어보긴 한 것 같은데, 카지노에서 하는 도박 아닌가요?
◀ 구민지 ▶
맞습니다. 단순해서 몰입감도 크고 중독성도 강합니다.
얼핏 보면 승률이 5:5인 것 같지만, 결국에는 돈을 다 잃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도박업자들이 승패를 조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VCR ▶
중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도박을 해봤는지 물어봤습니다.
[OO중학교 학생]
"하는 애들 많아요. <그래요? 몇 명 정도 있어요?> 한 2학년에 열 몇 명 넘을걸요."
다른 학교도 비슷합니다.
[ㅁㅁ중학교 학생]
"3학년들 많이 하죠. 아는 형, 저랑 친한 형 있는데 그 형은 대놓고 저한테 돈 땄다고 돈 잃었다고. 막 저한테 사이트를 알려주겠다."
초중고 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도박을 해봤다고 답했습니다.
도박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학생은 전체의 4.8%. 19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후략]
http://n.news.naver.com/article/214/000130985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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