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전 수석은 “돈 봉투 문제 등을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당을 끌어들여서 그렇게 하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구속 만료 기한을 사흘 앞두고 재판부가 김 전 부원장의 보석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어 그는 “그동안 당과 얘기가 계속 있었고 결국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검찰의 정치 공세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며 “법적 투쟁으로써 진실을 밝혀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당 지도부는 윤·이 의원에게 다각도로 탈당을 압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은 윤 의원에게 직접 찾아가 자진 탈당을 거듭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김 전 부원장 측은 "검찰이 4월25·27일 금품을 수수했다고 해놓고는 5월3일로 바꿨다"며 "검찰 주장이 번복되는 상황에서 방어권 행사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보석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주가조작 범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번 사건 수습을 위한 ‘쇄신 의총’을 열기로 했는데, 의총 대신 1박 2일 워크숍 형태로 끝장 토론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의혹 당사자 전부 쳐내겠다는 과감한 결단부터 하지 않으면 ‘시간 끌기용’으로밖에 안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탈당했다. 윤·이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300만원씩 넣은 돈 봉투 수십 개를 만들어 다른 의원들에게 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두 의원은 “‘선당후사’의 자세로 탈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탈당과정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자진탈당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출당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수일 전부터 윤·이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해왔다. 탈당을 거부할 경우 출당 조치를 취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의 경우 5월 2일 이재명 대표, 조정식 사무총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탈당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와 조 사무총장은 윤 의원에게 “탈당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윤 의원은 고심 끝에 당 지도부 제안을 수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두 사람의 탈당을 직접 권유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이런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는 이유는 사법리스크로 당을 어렵게 빠진 자신이 당에 남아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직까지 유지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탈당을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내로남불’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 지도부의 미흡한 사건 대처에 대한 비판과 성토가 쏟아졌다. 특히 윤·이 두 의원은 탈당했지만, 검찰 수사를 받는 이 대표는 여전히 대표 자리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 기소된 의원의 출당 원칙과 기준이 뭐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하고 있다. 윤·이 의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탈당 의사를 밝힌 뒤 탈당계를 제출했다. 윤 의원은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지만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 이 문제를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결국 검찰 정치 공세의 한 부분”이라며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때 두 의원의 탈당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 끝까지 같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