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복수가 차서 배가 어느 만삭의 임산부보다도 팽팽하게 불러와있었다.



살집이 제법 있던 그의 얼굴엔 살이 없어 눈알과 광대가 도드라져 보여 노랗게 변해버린 큰 눈이 유독 더 크게 보였고

작지만 탐스러운 둔부를 쓰다듬더니 수양버들같은 허리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그녀는 늘씬한 다리를 꼬며 몸을 움츠렸다.
"현아.그대가 짐의 후사를 이어야해.짐과 그대를 닮은 아들말이야.그대가 회임을해야 태후나 황후가 다른 후궁을 들이라는 둥 헛소리들을 않지."
"딸이면 어쩌시려고요?"문득 그녀가 생각난 듯 물었다.
"현아처럼 총명한데다 예쁘고 착한 딸이면 상관없다."
현아가 아기를 가져야 명분이 생긴다.그녀도 모르지않을 것이다.

"드넓은 황궁에 여인이라곤 늙은 태후와 황후말고는 너 뿐이니..적막하구나..아기웃음소리라도 나야 사람사는것같지..현아 너는 웃는 때보다 울어댈때가 더 많으니.."
"제가 매일같이 보챈다고 비꼬시는 거에요?"
"그런 뜻이 아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김승기 씨의 콘서트를 보러 간 것인데

어떤 처음 보는 아줌마가 찾아왔어요. 생전 처음 보는 아줌마인데

교육의 힘이 할례를 중단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부지참금과 일부다처제가 폐지되어 소녀들이 강제로 결혼하는 풍습이 사라졌다. 아마도 박민지가 신부지참금을 굳이 받지 않아도 생활보호대상자와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국가가 지원금을 15만 원이나 주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신부지참금 제도가 폐지되고 그 돈을 받게 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신부지참금 때문에 강제로 결혼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제 결혼은 사회악이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박민지 씨의 정책을 많이 맘에 들어 했다. 덕분에 성범죄가 많이 줄어들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자 사람들이 모두 ‘우리나라도 잘 살 수가 있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신부지참금제도가 폐지된 지 5년이 지나자 이제는 사람들 인식이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최하신분은 감히 의사나 판사가 되는 일이 불가능했으나 이제는 최하신분의 자손들도 의사가 되고 판사나 변호사가 되는 일이 가능해졌다. 신분제도가 이렇게 철폐될 줄 몰랐다.



“민지야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마스크조차 부족했다. 감염병 하나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사망자가 늘어 갔다. 나중에서야 한국처럼 마스크를 쓰는 게 옳았다고 생각했지만

의사

치료는 하지 않고 그냥 잊어버리라는 말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신질환도 아닌데

너한테 알려봐야 좋을 거 없다고 생각했고.

설마 우리병원 올거라고 내가 생각이나 했겠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의자를 빼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 옆에 여자는요?”

“............”



순간 침묵이 우리를 감쌌다.

아 뭔가 있긴 있구나. 그렇구나.

다시 일어나 가운을 챙겨 입었다. 조용히 의국을 나서려는데



“어디가게?”

“환자 보러요. 그리고요”

미안함을 가득 닮아 시무룩해져버린 선배 얼굴을 보고 살짝 미소지었다.

“우리 이미 9년전에 끝났어요

한사람이 떠올랐다.

제인그룹 며느리의 동생인 과장님. 그리고 그 과장님의 조카

현아는 아기적에도 유별나서 기저귀가 한방울이라도 젖으면 이내 울어대곤했어

그대로입니다. 다만 학교만 못 나가고 인터넷으로 강의를 들은 것 뿐입니다. 왜 우리가 한국하고 비교돼야 하는 것입니까? 처음에 한국처럼 마스크를 썼어야 했고

지금쯤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측은지심이 드는 사건이었어요. 꼭 헌법소원을 내서 승소 판결을 받아 내야 합니다.” 최동후 변호사가 말했다.



최동후는 이 사건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와 성인의 성폭행 사건이 매우 많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보면 그 여중생은 그 아저씨의 첩이 아니라 그냥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여기서 미성년자의 나이는 만 18세까지 하면 되는 것이다.

최동후는 헌법소원을 냈다.



“판결문이 왔어요.” 이동규 변호사가 말했다.



‘앞으로는 미성년자와 성인과의 성관계는 무조건 성폭행으로 본다. 따라서 16세 여중생과 46세 남성과의 성관계는 성폭행이다’라고 판결문이 왔다.



최동후는 또 다른 의뢰인을 만났다. 이번 의뢰인은 미국 사람 톰과 존이었다. 그들은 소년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생각지 않게 아동학대법도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가 사는 곳은 만 6세 아동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는 지나친 아동학대법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훈계 차원에서 때리는 것조차 금지해 놓은 까닭에 교육을 포기하고 사건만 생기면 무조건 경찰에 신고하고 아직 어린 아동을 경찰의 손에 넘기는 행동들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만 6세는 아직 너무 어립니다. 소년법이 개정돼야 합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법이 아동학대법이죠. 아동학대법은 좋은 법이지만

보고싶었다고”



원래 크던 그 아이의 눈동자가 조금 더 커졌다. 조금 흔들리는 것도 같았다.

“근데

아동학대법의 모순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린이집 교사를 친형이 몇 달 전에 그만둘까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겨우 설득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