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이 애니메이션은 꼭 리뷰를 쓰고 싶었습니다. 저번 리뷰 이후로 그동안 본 애니메이션은 여럿 있지만 이번처럼 보자마자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이름은 여러 번 들어봤지만 제목이 썩 내키지 않아서 안 보다가 이번에 갑자기 궁금해져서 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좀 이상하게 끝나길래 한번 찾아봤더니 역시나 뒤의 내용이 더 있는 만화책 원작의 작품이었습니다. ​ 이후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오늘은 TVA 1기 내용에 한정해서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목이 길다 보니 彼女、お借りします를 かのかり[카노카리]로 줄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 彼女[카노죠] → [카노] - 借りる[카리루] → [카리] (お借りします → お借りする → 借りる)- 합쳐서 [카노카리] ​▶ 彼女는 그녀라는 뜻이지만 여자친구를 가리킬 때도 씁니다. 일본어 공부용으로는 어떤가요?여친, 빌리겠습니다 다양한 말투를 감각적으로 익히기에는 정말로 좋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카즈야, 치즈루,

마미, 루카, 스미, 카즈야 친구들, 할머니 등등 등장인물 모두의 말투가 전부 다른데, 어떤 성격의 인물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 어떤 관계의 인물들이 어떻게 대화를 나누는지 등을 주의 깊게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어떻게 주의 깊게 보면 좋을지 예시를 들자면, 루카가 카즈야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에서는 단순히 루카와 카즈야가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이라기보단, 연하이면서 여자 고등학생인 루카가 연상인 남자 카즈야에게 어떻게 말하는지를 본다는 느낌으로 좀 더 주의 깊게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갑인 카즈야와 치즈루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떻게 나누는지, 치즈루가 렌탈 여친 모드로 카즈야를 상대할 때 어떻게 말을 하는지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느낌의 차이를 한번 찾아보시면 공부에 도움도 되고 여친, 빌리겠습니다를 좀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친, 빌리겠습니다 리뷰彼女、お借りします / かのかり여친, 빌리겠습니다 2기 제작 결정 공지

이미지 (출처: KanoKari 공식 웹사이트)왼쪽부터 루카, 마미, 치즈루, 스미입니다. ​▶ 제목에 충실한 애니메이션 애니 중에 워낙 특이한 이름들이 많다 보니 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난잡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끝까지 보니 정말 내용에 딱 맞는 제목이었다. 말 그대로 진짜 빌린다는 거였구나... 내용 자체는 애니스럽지만 소재 자체는 실제로 있을 법도 해서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 등장인물이 대학생인 애니메이션 일단 주인공들이 전부 성인이라는 게 (루카 제외)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학생이면 아무래도 내용도 그 나이에 맞게 따라가게 되는데 이 애니는 성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보기가 훨씬 편했다. 다만 카즈야나 카즈야 친구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일부 대사 등은 성인이라는 걸 감안해도 질적으로 별로인 경우가 꽤 많았는데, 이 부분들은 현실이 아닌 애니메이션이고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다. 현실이었으면 그냥 끼리끼리 논다고 했겠지만

애니메이션이니까. ​ 개인적으로 누가 더 별로인지 등장인물들의 순위를 매겨보자면 1위가 카즈야고 그 뒤로 카즈야 친구들, 조금 애매하지만 할머니, 그리고 치즈루 정도다. 11화에 나온 스미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서 따로 할 말이 없고, 마미는 대놓고 불호를 자처하고 있긴 해도 이상하게 밉지는 않았다. ​ 그럼 루카는?​▶ 루카가 불쌍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은 사실 이거 하나밖에 없었다. 루카가 불쌍해. 아무리 봐도 남주인 카즈야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사람은 루카 같은데 정작 카즈야는 오로지 치즈야만 바라본다. 진짜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 루카가 치즈야만을 바라보는 카즈야에게 하는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는데, 카즈야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헤벌쭉 하면서 치즈야만 바라본다. 루카가 원해서 시작한 관계라고는 해도 같이 있을 때도 치즈야만 생각하는 카즈야를 보고 있을 루카가 너무 불쌍했다. ​ 특히 마지막에 루카에게 역시... 나와 정식으로...라고 말하다가 치즈루와

마미가 함께 있는 모습에 뛰쳐나가고는 끝내 말을 마무리 짓지 않는 카즈야의 모습은 진짜 최악이었다. 솔직하게 이 장면 전까지는 루카가 고등학생이니까 성인인 카즈야가 그 선을 지키려고 하는 건가 싶었는데 심지어 그것도 아니었다. 돈을 받으면서 이상하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치즈루와, 일도 그만두고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으며 순수하게 카즈야를 좋아하는 루카 중에서 치즈루를 선택하는 카즈야의 모습은 그저 감탄을 자아낼 뿐이었다. ​▶ 미워할 수 없는 마미 대놓고 비호감 캐릭터이긴 하지만 솔직히 나는 마미라는 캐릭터가 싫지는 않았다. 외모가 귀엽고 예뻐서가 아니라 그냥 마미를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미의 행동이 옳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니까. 치즈루를 싫어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마미보다 치즈루 쪽이 오히려 더 안 좋게 느껴졌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건 못됐지만 자신과 헤어진 그 찌질한 카즈야가 갑자기 S급 여자친구를 데려와서는 모두에게 소개하고

그걸 보면서 박살 내고 싶어 하는 모습은 마미라는 인물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S급 여자친구는 작품 속 표현입니다.)​ 처음에는 진짜로 좋아해서 사귄 게 아니라고 해도 막상 헤어지고 나니 단순한 질투든 집착이든 아니면 진짜 사랑이든 카즈야에 대한 마음이 처음과는 달라졌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과연 이 셋 중 어떤 건지는 이후의 내용을 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카즈야가 치즈루나 루카랑 이어져서 선택받지 못하는 엔딩이 된다 해도 마미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만약 집착으로만 끝난다면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안쓰러우니까. ​▶ 치즈루의 마음이 궁금해 치즈루라는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안 좋게 보였다. 애매한 태도로 카즈야를 대하면서 결국 돈을 받으며 여자친구 행세를 하는 관계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게 이상했다. 배우 연기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즈야에게마저 렌탈여친일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주거나 육교에서 마미에게 건네는 말들을 봤을 때는 카즈야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솔직히 그 장면이 없었다면 그냥 호구 단골손님 한 명 붙잡은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언젠가는 끝날 관계라고 해도 마미한테 걸리지 않았다면 카즈야는 그때까지 그저 헤벌쭉 하면서 뜯겼을 것이다. 그래서 난 치즈루보단 마미에게 마음이 갔다. 마미는 적어도 돈은 안 뜯었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마미가 치즈루한테 한 말들은 전부 사실이었고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관계에서 카즈야를 구해낸 거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2기가 나오면 지금과는 또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1기만 봤을 때는 조금은 별로인 캐릭터였다. ​ 만약에 카즈야가 마미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몰랐던 거라면... 이 뒤로 이어질 내용에서는 치즈루가 먼저 카즈야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나올까? 애매한 좋아(いい)가 아닌 확실한 좋아해(好き)는 누가 먼저 말하게 될까? 치즈루라는 캐릭터가

2기에서 어떤 변화를 보일지 기대가 된다. 치즈루의 진심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작품에 녹여낼지도 정말로 궁금하다. ​▶ 스미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치즈루도 치즈루지만 정말로 기대가 되는 인물이 스미인데, 스미가 지금 인물들 간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매우 궁금하다. 분명히 카즈야와 얽히긴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단순히 카즈야를 향한 마음을 가지는 정도로 끝나기에는 너무 비중이 적고, 갑자기 루카와 치즈루랑 카즈야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로 가도 이상하고. 과연 스미라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도 기대가 된다. ​ 카즈야는... 2기에서는 부디 좀 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같이 보기 1. 카노카리 오프닝곡 센티미터 가사 번역제가 정말로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여친, 빌리겠습니다 1기의 오프닝 곡, the peggies의 센...2. 스핀오프 여친, 낯가립니다 1권 리뷰여친, 낯가립니다(彼女、人見知ります)는 예쁜 일러스트와 재미있는 줄거리가 매력적인 만화, 여친 빌리겠...이미지 출처 たった一度の“レンタル”で、輝き出す“リアル”がある──！『週刊少年マガジン』（講談社）で連載中、宮島礼吏による累計500万部突破の人気ラブコメが、ついに待望のアニメ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