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베였을 때 더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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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베였을 때 더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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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아픔ㄷㄷㄷㄷ





심성 좋게 생긴 아저씨와 휠체어에 탄 중년 여성이 보였다.



그리고 그 여성을 보자마자 몸이 굳을 수 밖에 없었다.

하얗다 못해 창백한 얼굴에

너 오기도 전부터 너 잘생겼다고 얼마나 난린데

비밀번호를 눌러도 문을 열 수 없게 빗장으로 걸어 두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는 일이 불가능해졌어요. 언니 집으로 들어가서 잠을 잘까 생각했는데

아니 귀비마마.

너도 황상이 네게만 너그럽고 관대한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았을 것이다. 비라고 하지만 후궁이야.자네의 의도가 좋았다해도 황실의 위신을 떨어뜨리면 어떤 처벌을 받을지 각성했을 줄 안다.."

인정이라고는 전혀없는 메마른 음성이 허공을 울렸다.

이렇게까지 날 미워하나?

"너는 몸이 좀 아플지몰라도 회초리가 꺾이도록 귀비를 달초한 황상의 마음이 어떻겠는가?어제저녁에 크게 울었다지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자네를 가르칠 두 상궁을 평안궁에 보냈다.근신하는 동안 자네 하인들을 단속하고 예법을 가르칠 걸세.그리 알라."

"망극하옵니다."

그가 곁에서 입을 열었다.

"태후마마 짐의 사가인 왕부가 낡고 오래되어 보수를해야하는데 감독할 사람이 필요하옵니다.태후전의 노환관들을책임자로 보낼까합니다."

"왜 황상께서 내가 부리던 노환관들을 원하시오?"

"그들이 궁중의 재화를 오래 조달하고 관리했으니 능히 잘 감당할갑니다.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일이잖습니까?"

태후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시오

새비단치마만 수십벌 생겼잖느냐? 지난번에 촉땅에서 공물로 진상한 사천금이란다.태후와 황후에게만 쓰던 옷감이라더군.."
"신첩은 그런 비단에 관심없어요..작년은 풍작이었만은 올핸 가뭄때문에 작황이 좋진 않을거라던데요..?각 지방의 공물도 좀 감해주셔야돼지않나요?"
"네 기도를 부처님이 들어주셨나보다.강남부터 비가 온다니..황실에서 요란하게 기우제를 올릴 필요가 없어졌다.

이리와 현아

누나 하나 그리고 동후 씨가 막내야?” 박민지가 말했다.

박민지는 자꾸 최동후의 가족사가 궁금했다. 누나가 혹시 친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다. 아마도 최동후 씨의 둘째 형이 삼촌이고 그리고 최동후 씨의 세 살 나이 많은 형은 혹시 고모네 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촌 형이 최동후 씨의 친형인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그 순간 그 초월의 능력을 발휘한다.



………..

…………………….

……………………………………



방 한 구석에 잔뜩 웅크리고 쭈그려져 덜덜덜 떨고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 앞에는 심한 굶주림에 미쳐버린 듯한 이리 한 마리가 누런 이빨을 잔인하게 드러내 보이며 포악하게 외치고 있다.



비록 내 자식이지만

형제들 이름 및 주소 등을 반드시 적어야만 한다.’ 이런 내용의 판결문이 왔다.



그리고 최동후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46세 남성이 여중생을 성폭행했으나

소관자입니다."
밖에서 다급한 음성이 들렸다.
"무슨 일이냐?"
지금 어의에게서 온 전갈이 태후께서 두창이 발병하셨답니다."
"뭐?"
그가 서둘러 건너갈 채비를 했다.그녀가 순간 그의 옷깃을 잡았다.

"가지마셔요

화가

이러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딸이 게임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고

너는 축연에 가기가 싫은거냐?아니면 이런 대례복으로 예장하기가 싫은거냐?"
"둘다여요.오라버니.."

유난히 숱많은 그녀의 검은 머리칼이 감아 올려져 비녀와 봉관으로 반짝였지만 보석들과 정수리에 얹은 봉관의 무게로 무겁고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수벌의 속치마와 긴 비단치마의 대례복때문에 걷는 것조차 조심스러운데...

그녀의 찡그린 미간의 얼굴을 보고 그는 내심 웃었다.

황후봉관은 아홉마리봉황이 붙어 더 무거울텐데...앞으로 어쩌려고...?

"어서 가마에 타거라.멀지는 않지만 걷기는 너무 늦었으니.."

그는 그녀를 냉큼안아 가마안에 밀어넣고는 자신은 길들인 종마에 올라탔다.

차한잔 마실 시간이면 충분한 잠시면 될 거리가 꽤나 멀게 느껴졌다.

태후처소에 닿자 기다리던 시녀들이 조용히 가마문을 열고 허리를 숙었다.

"태후마마의 축연이라고 황궁뒷문으로 들어오는 뇌물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던데요.산중턱에서도 보일만큼..황궁북산에도 물이 말라 흙먼지가 일정도로 가뭄이 심한테 ..이달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서북의 백성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인데..호화축연이라니.."

그가 그녀를 가마에서 내려주자 일어서며 투덜거리는 그녀의 말에 그는 한숨을 쉬었다.

"작년에도 강남에 봄가뭄이 심해 걱정이 많았는데.."

"태후전의 횡포와 사치가 심하다는 건 진작 들어알고 있었다...하지만 입밖에 내지마라..괜한 일을 당할라...태후전에서 보낸 상궁들을 짐이 다 내쫓았으니 ..당분간 내 유모가 네 수발을 들게 해야겠다."

"봉보부인은 저한테 엄격해요.간섭도 많고..."그녀가 이내 투덜거렸다.
"유모도 이젠 늙어가는데 ...속좀 그만 썩여라...더 이상 말썽부리면 오라버니손이 가만 안 있을텐데... 네 몸이 남아나겠느냐?"

그의 장난스런 위협에 그녀는 입을 삐죽였다.
"못본척 못들은척 ..장님에 귀머거리행세를 하고 살아야겠군요.."

"얼마동안만 연극하려무나..곧 네게 맞는 역할을 하게 될테니..궁중은 오직 권력만이 통하는 곳이니 특히 태후나 황후앞에서 도리를 따지지말아라.짐이 모르는 바 아니다."

전각앞으로 그녀를 이끌고 걸어가며 그는 미소지었다.

축연에 늦은 그녀는 겹겹의 속치마에 무거운 대례복자락을 휘어잡으며 총총히 걷기시작했다.



"이 정도 차림이면 마마도 귀비의 위엄에 손색없을거다."그의 유모가 만족스럽게 대답했다.

"마마가 자주 저런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을텐데.."보모상궁이 아쉬운 듯말했다.

"공식석상에서는 좀 여성스러워야 위신이 서지.궁안에서도 강남에서처럼 선머슴같이 하고 나서면 되겠느냐?마마가 황상폐하의 인망에 얼마나 중요한데.."

그녀는 축연에 모인 선황제의 측실들과 외명부여인들과 인사를 나누기 바빴지만 마음은 딴데가 있었다.종친들이 모인 가운데 묘령의 여인들중에서 그녀가 가장 나이가 어렸고 그날따라 눈에 띄게 아름다왔으므로 그녀를 한번 만나보려는 사람들로 그녀주위에 왕부의 왕비들로부터 선황제의 비빈들에 이르기까지 여인들이 들끓었다.

선황제에게도 첩실들이 다섯명이나 있었네.겨우 스물을 넘은 나이였는데...선황의 태자비시절에 출가한 자소선사밖에 알지못하던 그녀는 내심 경악했다.

죽은 선황제의 측실하나가 그녀에게 다가와 나이를 물었다.

"어머 마마께서는 저와 동갑이시네요."

아니 나보다 열살은 훨씬 많아 보이는데..그녀는 약간 놀라 나이어린 선황제의 귀인을 돌아보았다.그녀의 놀란 눈치를 채고 상대가 웃었다.

"궁안에서는 피곤한 일들이 많아서요...여기서는 비빈들도 가문의 배경이 없으면 버티질 못합니다.황상께서는 당신한사람만을 지극히 총애한다지요?"그녀의 부러운듯한 질문에 그녀는 잠시 당황했다.

"아..네..."그녀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비빈들에비해 가문이나 신분이 낮은 첩이었던것이 분명했다.

"황제폐하께서 당신을 사랑해주셨습니까?"그녀는 문득 측실에게 물었다.

"폐하를 사랑하지만 제가 측실이 된 건 제뜻이 아니었어요.폐하가 절 사랑하지않으셔도 아버님명령에 순종할수밖에요.황궁에 살아도 여자가 수없으니 저는 황상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당신이 부럽습니다.단하루만 그렇게 사랑을 받았더라면.."선황제의 첩실들이라면 태후가 꽤나 사족가문에서 가려뽑았을텐데 비록 황후처럼 명문대가나 권세있는 가문은 아니더라도...화려한 치장과 요염한 웃음뒤에 가려진 허울만좋은 황제의 비빈...그녀는 가만히 동정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마마.선황폐하의 전황후께서 부르십니다.현귀비마마를 꼭 만나보고싶어하시니..."그녀는 상궁을 따라가 옅은 보랏빛예복을 걸치고있는 귀부인에게 상궁이 가르쳐준대로 무릎를 꿇고 절을 올렸다.

"다음부턴 무릎을 꿇지말거라.현귀비도 내명부이니..이리 절할건 없다."

이분이 선황폐하의 계황후..그의 두번째형수..자소선사가 여러번 유산한끝에 출가하고 새로 간택되어 황후가 된 여인..명문대가의 여식이었으나 책봉된지 일년도 안되어 과부가 되어 별궁으로 물러난 불행한 여인이었다.역시 서른을 갓 넘은 젊은 나이였지만 자소선사처럼 불도에 심취해있었다.

그리 눈에 띄는 외모가 아니더라도 온화한 귀부인이었다.많은 첩실들과 궁안의 수많은 여인들의 질투와 입방아사이에서 얼마나 초월한 상태로 자신을 억제하고 살아왔을까...황궁의 여인들의 삶은 불행하구나...





"이리와.이 말썽꾸러기.."
그가 그녀를 끌어당겨 이마에 입맞추며 한숨을 쉬었다.
"태후전에는 짐과 동행하지않고는 다시 가지 마라.근신령을 내렸으니 당분간 문안 못간다고 아룄어.한동안 널 찾지 않을거다."
또 근신이에요?"
"아니면?다른 벌을 받겠느냐?감히 태후에게 말대꾸하다니..사가에서도 어른에게 대들다가는 가법에따라 회초리맞는게 법도야.태후는 널 멍들도록 두들겨줘도 분이 안 풀릴거다.정말 기함하도록 매맞고싶니?"
"이제 병석에 누운 노인마마께서..신첩을 두들겨팰 기력이나 있으세요.?"그녀가 비웃듯 대꾸하자 그가 번개같이 억센 손으로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 .
"아파요 오라버니!"그녀가 비명을질렀다.
"정말 혼나 볼래?그만큼 황궁에서는 언행을 조심하라 일렀건만..다시 말대꾸하다가는 볼기맞을줄 알아.내궁에 자꾸 분란만들테냐?."
그녀의 토라진 얼굴을 보고 그는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
"하지만 네 말은 맞다. 궁녀들의 수가 쓸데없이 너무 많아.선선황제와 선대폐하때는 후궁에 수많은 비빈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너하나뿐이니..그때처럼 시중들 많은 궁인들을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지..지금같은 시기에 황궁경비도 줄여야하니 네 의견대로 궁녀의 반수를 사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오늘 예부에 명을 내렸다."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면서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명분으로요?제왕이 궁녀몇백쯤 부양못한다고요? 늙은 궁녀들은 돌아갈 집이 없을텐데요"..
아니.가뭄이 심하니 여인네들의 한을 풀기위해 젊은 궁녀들을 방출시킨다했어.선대에도 간혹 수십명 씩 돌려보낸 그런 일이 있었으니...하지만 이번처럼 반수이상을 출궁시킨 일은 없었지..
침방과 어선방의 나인과 상궁들도 반으로 줄이라했다.네 말대로 궁녀들은 침선과 어선방일만 담당하고 유모인 내 제조상궁과 의논하여 물품조달하는 환관들이 잡일을 하도록지시했다."
"환관들이 물욕이 많은 건 알고계시네요?"
"태후가 묵인하여 횡령한 재물도 작진 않지..하지만 이제 태감의 우두머리들도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그들도 쫓겨나면 끝이니까.."
"오라버니의 유모는 불심이 깊고 소박한 사람이라 물욕이 없어요..황궁에 그런 이는 없을 거에요.."
"나도 그래서 유모를 좋아하는 거야..하지만 이제 황궁의 안살림관리는 너가 해야할거야..황후는 관심도 없고 ..허수아비니까.."
제가요?"
"네가 검박한 거 좋아하는 거 알아..왕부에서도 명절에 옷지을 비단도 더 싼 거 찾아사오라는 구두쇠였지..""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그가 내실의 문을 열자 그녀가 촛불아래 혼자 앉아있는것이 눈에 들어왔다.

"호부의 장부가 난잡해요."그녀가 장부를 뒤적이며 중얼거렸다.

그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물었다

"다친 데는 없는거냐?그대때문에 내궁이 소란스러웠다."

상궁들이 절 찾았나요?황상께서 신경안 쓰셔도 되는데...항상 바쁘시잖아요 ...신첩의 신변까지 쓰실필실 필요는 없는데.." 그녀가 장난스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상궁들이 그대가 보이지않는다고 사색이 되서 소관자에게 뛰어왔더구나.짐이 놀란 건 걱정않는 거냐?"

사랑스럽긴했지만 그녀의 태연한 말투에 문득 그는 얄미운 생각이 들며 오후의 노기가 머리를 스쳤다.

이녀석

그녀는 계모와 헤어지고 나면

황상.."
.".몰래 출궁하지말란거야..그대가 남장을 했으면 분명히 사고를 쳤겠지.."
그녀가 흘러내리는 속치마들을 휩싸쥐었지만 그는 아랑곳않고 그녀의 몇겹의 속치마끈을 풀어내렸다.
"말이 비단이지 속치마허리띠만 해도 갑옷같군..겹겹히 얽혀서 그런가?"

그녀의 속치마들이 한겹씩 흘러내리자 그녀는 숨쉬기가 편해지는걸느꼈다.그러나 순간 자신이 대례복치마아래 걸친 풍성한 흰비단속치마들이 벗겨진채 짧은 명주속치마만 걸친 것을 깨닫고 그의 손이 비단속옷사이로 드러난 등의 맨살에 닿자 재빨리 그의 손을 밀어냈다.

더 풀어제치면 속바지밖에 남은 게 없다.

"오라버니..여긴 선방인데.." 그녀는 난처한 표정으로 경악하듯 말했지만 그는 그녀의 가는 허리를 양팔로 끌어안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역시 수양버들같구나..".그러면서도 그는 변방에서 수일동안 느끼지못했던 그녀의 살내음을 음미하고 있었다.난초가 섞인 여인의 향..
"유모에게 네 속치마들을 거둬가게 해..부처님앞에서 꼼짝못하고 이불같은 걸 몇 벌씩 두르고 있느라 고생했다.."

그가 위로하듯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그녀의 대례복 치마자락을 여며주면서 놀리듯말하자 그녀가 원망스러운 듯 발끈 쏘아붙였다.
"그렇게 말은 잘 하시면서 이 비단예복들이 얼마난 무거운지 알고나 계셨어요?그것도 말총넣는 고려양속치마들만 몇벌씩 보내서.."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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